어푸푸

[전문연 훈련소 이야기] 꿀 팁 모음 본문

잡동사니/글쎄 무슨 분류가 좋을까?

[전문연 훈련소 이야기] 꿀 팁 모음

예수님부처 2018. 7. 12. 23:44

전문연 여러분 현역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포스트에서는 4주간 (혹은 5주간) 잠시 머무르게 되는 논산 훈련소 생활 및 훈련에 대해서 개인적인 꿀 팁을 써보려고 해요. 모쪼록 걸리지 않게 잘 쓰시길 바라요.

생활 관련

편지 빨리 받기
핸드폰을 내기 전에 교육연대, 중대, 소대를 알게 됩니다. 이 때 알게된 소속을 요령껏 카톡으로 지인에게 보냅시다. 그러면 홈페이지에 올라오기 전부터 편지를 받을 수 있어요. '에이.. 그거 뭐 빨리 받아봐야 뭐 어떻다고..' 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편지 한 통에 날아갈 것 같은 곳이 훈련소입니다. 기회 되신다면 편지를 빨리 받아보세요!

소지품 잘 숨기기
소지품을 잘 숨기는 방법은 사실 뻔합니다. 물건을 넣을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곳에 물건을 숨기는 것이죠. 옷 사이, 접은 수건 속, 수납 공간 같지 않은 수납 공간에 물건을 넣으세요. 그리고 소량 대놓고 들키기 쉬운 곳에 물건을 두어 방심을 유도합시다.

소지품 잘 가지고 들어가기
걸린 소지품을 다시 슬쩍 가방에 안보이게 넣읍시다. 걸리면 대역 죄인이 임금에게 자비를 구걸하는 표정으로 죄송하다고 합시다. 그래도 퇴소는 안시키니까 너무 쫄지 맙시다.

냉장고 슬쩍 이용하기
훈련소에서는 훈련을 하기 때문에 물을 얼리는 냉장고가 있습니다. 제가 다녀온 곳은 중대장 실 옆에 위치한 건물의 출입문 옆에 냉장고가 있었는데요, 여기에다가 음료수 캔을 슬쩍 넣고 시간이 지난 후 시원해진 음료수를 마실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안에 있는 시원한 생수를 슬쩍 마실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생수 개수 세지 않습니다. 하지만 걸리면 피곤해질 수도 있습니다.

옷 각 잡기
군것질 상자를 버리지 맙시다. 접은 옷 등판에 넣어서 각을 잡읍시다. 필요한 경우 달력 뒷 장을 뜯어서 사용합시다. 뜯기 전 다음 기수를 위해 기도 한 번 하고 뜯읍시다.

훈련 관련

사격 전 클리크 수정
여러분은 성선설을 믿습니까 성악설을 믿습니까? 훈련소에 다녀오시게 되면 성악설을 믿게 되실지도 모릅니다. 몇 달 먼저 군대에 온 선임에게는 벌벌 떠는 조교들이 사회에서 눈도 못 마주칠 사람들에게 온가지 폼을 다 잡을 것을 보아도 귀엽기만하지만 성악설이 진짜인지 의심하게 되는 시기는 따로 있습니다. 그건 바로 전 기수가 내 총의 클리크를 끝까지 돌려놓고 갔다는 것을 영점사격을 하면서 깨닳았을 때이죠. 이런 경우 영점 사격을 제대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총알이 내 기록 사격지에 보이지가 않습니다. 전 기수에게 '이런 악마 같은 새기!'라고 외치게 되는 순간이죠. 다행인것은 모든 대량 생산품이 그렇겠습니다만, 일반적으로 클리크가 중앙에 있으면 클리크 수정을 하지 않더라도 중앙 근방으로 총알이 가게 되어 있습니다. 미세한 오차는 가공 공차때문에 생길 수 밖에 없지만요. 그러므로.. 사격에 들어가기 전에 클리크를 중앙으로 돌립시다. 중앙으로 놓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요, 양 끝으로 돌린 후 중앙 값을 찾아서 돌리거나, 누가봐도 중앙에 있겠거니 싶은 곳으로 클리크를 위치시키면 됩니다.

기록사격시 타이밍을 놓치면...
모두들 똑같은 훈련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육군 훈련소에서는 기록 사격을 맞으면 넘어가는 표적을 토대로 진행하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격을 하다보면 언제나 총알이 걸리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는 관계로 총알을 다 소진하지 못하는 인원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군대에서 총알을 다 소진하지 못하는 경우라는 것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므로 정해진 횟수만큼 표적이 일어나더라도 잔탄을 소모하기 위해서 표적을 추가로 더 일으켜줍니다. 즉, 타이밍을 놓쳤다면 무리하게 표적을 쏠 필요가 없습니다. 표적이 눕는 와중에 총알을 맞춰도 카운트가 되지 않는다고 들었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타이밍을 놓치면 아예 해당 표적은 쏘지 말고, 잔탄 소비를 위해 일어나는 표적을 노립시다.

모래사대 잘 쓰기
사격을 할 때 양 손으로 총을 들고 쏘면 굉장히 힘든데, 그 이유는 총을 지지해주는 양 팔의 간격이 좁기 때문입니다. 모멘트를 일정하게 걸어주기가 힘든 상황인 것이죠. 모래사대 높이를 잘 조절해놓으면 탄창을 모래사대 위에 놓고 총을 쏠 수 있는데요, 어깨 높이만 적당히 조절해주면 되기 때문에 총기가 매우 안정적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모래사대가 너무 넙적해서 위치하기가 곤란한 경우 사전에 모래 사대를 요령껏 두드리고 위치를 조절해서 사격시에 잘 쓸 수 있도록 합시다. 그럴 시간이 없다면? 소총 안전고리를 사용해서 안정적으로 사격을 할 수 있습니다.

소총 안전고리 이용해서 반동 줄이고 사격하기
모래사대를 잘 써서 사격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굳이 모래사대를 안 쓰더라도 야매로 사격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격을 할 때 처음에 소총을 안전고리에 거치할텐데요, 이 안전고리는 유연한 케이블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이 유연한 케이블이 소총 사이의 빈 공간을 통과하는 구조가 되죠. 모래사대를 쓸 수 없는 상황일 때 이러한 안전고리를 잘 사용한다면 반동을 최소화하여 사격을 할 수 있습니다. 그 비법은 바로 어깨로 개머리판을 꽉 밀어서 안전고리 케이블을 팽팽하게 한 후에 사격을 하는 것입니다. 즉 pre-strain을 주는 것이죠. 사실 이 방법 쓰면 모래사대 쓰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사격할 수 있습니다. 전쟁나면 이 방법을 못쓰지 않냐구요? 전쟁나면 머리위로 총 들고 쏠 거잖아요..

야삽 몰래 몰래 빼기
모두들 일상 생활을 하다보면 자그마한 일탈을 하고 싶을 때가 있죠. 훈련 받을 때 야삽이 너무너무 무거운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야삽을 몰래 빼는 자그마한 일탈을 즐길 수 있습니다. 준비물을 대담성과 뻔뻔함입니다. 야삽을 챙기지 않고 나온 후에 집합 혹은 훈련시에 걸리면 한 마디 합시다. '아.. 맞다..'

마법의 문장
군대에서 통하는 마법의 문장이 있습니다. 야삽을 슬쩍 빼고 싶다거나, 군낭을 가볍게 하고 싶을 때.. 나만 내색하지 않으면 실수인 것 처럼 보일 때 입을 벌리고 한 마디 마법의 문장을 말합시다. '아.. 맞다..'

수류탄 훈련 관련
수류탄 훈련을 통과하는 기준은 중대장에게 달려 있습니다. 철조망만 넘어가도 통과가 될 수 있지만, 정확한 타겟 포인트에 떨어져야 합격이 되는 경우도 있죠. 제가 생활했던 곳은 후자였는데요, 연습용 수류탄을 주면서 뚜껑 하나는 버리지 말고 가지고 있으라고 하더군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여기에 수류탄 훈련 합격 여부를 적어줬습니다. 제일 먼저 드릴 팁 하나는 조사할 때 거짓말 치시면 안된다는 겁니다. 나중에 수거하면 걸립니다. 두 번째로 드릴 팁은.. 애초에 뚜껑을 두 개 챙기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를 합격한 사람 뚜껑을 참조해서 합격한 뚜껑으로 만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