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푸푸

[전문연 훈련소 이야기] 준비물 본문

잡동사니/글쎄 무슨 분류가 좋을까?

[전문연 훈련소 이야기] 준비물

예수님부처 2018. 7. 8. 13:58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국민들은 국방의 의무를 지닙니다. 이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육군 훈련소나 신병교육대에 가는 것을 피할 수 없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방식에 따라 훈련소에서 받는 훈련 기간에 차이가 있고, 훈련 강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즉 현역 친구들은 5주 간의 훈련을 빡세게 받지만 전문연구요원, 사회복무요원(예전엔 공익이라고 불렀습니다,) 산업기능요원, 공중보건의사,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의 보충역은 4주간 훈련을 받고, 훈련도 현역에 비해 낮은 강도로 받게됩니다.

저도 전문연구요원으로 편입되어 국가에 군 서비스(military service)를 제공하고 있는 보충역이기 때문에 논산 육군 훈련소는 저에게 피할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결국 아픈 매를 미리 맞겠다는 심정에 전문연 편입 1달만에 훈련소에 입소 신청을 하고, 전문연 편입 3달 후 머리를 빡빡 밀고 훈련소에 입소하여 2018년 5월 31일 육군 훈련소 25교육연대에 배치를 받게 됩니다. 보통 보충역은 23교육연대나 25교육연대에 배치를 받게 되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25교육연대에 배치를 받게된 것이죠.

미리 이야기를 드릴 것은 현역과 보충역의 훈련소 생활에는 작지만 큰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현역은 입소할 때 군생활을 시작하겠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온 것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하고 옵니다. 하지만 보충역들은 4주 후 사회로 나오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훈련소는 4주 동안 잠시 거쳐가는 곳이라고 생각을 하고 굳이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은 포기하지 않고 옵니다. 이는 분대장(현역 장병, 조교)들과 부사관, 장교들도 익히 인지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는 훈련소에 입소할 때 챙겨오는 준비물에서부터 영향을 미치게되는데, 조금이라도 몸 건강히 나가는 것과 가능한 쾌적한 생활을 하는 것이 목표인 보충역들은 준비물을 바리바리 싸들고 옵니다. 저 또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미리 이것 저것 많이 챙겨갔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보충역들이 훈련소에 갈 때 챙겨가면 좋은 준비물과 굳이 필요하지 않은 준비물들에 대해서 써보고자 합니다.

더불어.. 이러한 준비물을 준비할 때 가장 신경쓰이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을 바로 소지품 검사를 하는 것인지,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물론 이는 크게 교육연대마다 다를 것이고, 작게는 중대마다 다를 것입니다. 제가 갔던 곳은 소지품 검사를 정말 빡세게 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법은 있었습니다. 다들 나름대로의 답을 찾은 셈이죠.

방법을 찾을 것이다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소지품 검사를 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소지품 검사

제가 배치된 25연대의 모 중대는 소지품 검사를 빡세게 하는 편이었습니다. 사전에 이런 저런 사람들 얘기를 듣고 모포와 군장 밑에 잠시 소지품을 둘 생각을 했던 저에게는 예상치 못한 일이었습니다. 제가 생활했던 곳에서는 생활관 앞에 중대 인원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거기에 가방을 다 풀어놓고 소지품 검사를 한 것이었습니다. 즉, 생활관에 들어가기도 전에 소지품 검사를 한 것 이었죠. 문제는 소지품 검사 강도였습니다. 소지품 검사를 형식적으로 대충할 줄 알았는데, 가방을 전부 뒤져보고, 수납공간으로 보이는 곳 또한 전부 열어봐서 짐을 하나하나 전부 다 검사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검사를 전 인원에 대하여 수행하였으니 꽤나 소지품 검사를 빡세게 한 셈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포카리 스웨트 가루 1 봉지가 걸렸는데, 꼼꼼히 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걸리지 않았을 곳에 두었던 것이었습니다. 물론 챙긴 것은 8 봉지였기 때문에 나머지 7 봉지 가지고 잘 썼습니다. 제가 배치되었던 중대에서는 다행히 세면도구, 레모나를 허용해주었기 가능한 일이기는 했습니다. 이러한 소지품을 눈에 보이지 않게 두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납 공간처럼 생기지 않았지만 수납을 할 수 있는 공간에 물품을 두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캐리어를 들고 갔는데, 캐리어 사이드에 물품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누가 봐도 물품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는 쉽게 생각하기 힘든 곳이었죠. 그 곳과 사제 수건, 속옷에 잘 숨겨서 분산해놓았는데, 수건 하나 하나, 속옷 하나 하나를 열어보지는 않기 때문에 소지품 검사에 열정이 많이 않은 조교들의 눈을 피할 수 있던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상비약을 들고가지 않았는데, 나중에 보니 상비약을 가지고 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소지품 검사 때 이를 전부 제출하고, 아프면 조교한테 얘기를 해서 하나씩 받아야 하지만 그것도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잘 가지고 들어오면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여간해서는 소지품 검사에서 상비약을 걸리지 않을 수가 없는 구조였습니다. 나중에 어떻게 가지고 왔는지 물어보니 한 번 걸렸던 것을 조교가 옆으로 지나갔을 때 다시 가방에 넣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즉, 짐 검사를 하는 조교의 인원이 한정되어있다보니 걸린 물품을 자연스럽게 다시 가방에 넣으면 문제 없이 반입을 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현역과 달리 보충역은 생활관에 본인이 가져온 가방을 두기 때문에 이렇게 반입만 할 수 있으면 다시 쓸 수 있는 것이죠. 이 친구가 넉넉하게 가져온 감기 상비약은 다른 동기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1. 껄끄러운 물품은 수납 공간처럼 보이지 않는 공간에 잘 수납해놓자.

2. 물품 검사를 하지 않고 생활관에 들어온다면 얼른 숨기자. 숨기는 위치는 모포 사이, 군 배낭 아래가 좋다.

3. 물품 검사에서 걸렸다면 조교들이 다른 곳을 보고 있을 때 자연스럽게 슬쩍 가방에 다시 넣자.
   (너무 두리번거리지는 말자. 수상해보이니까..)

 

챙겨가면 좋은 준비물 (주관적인 수량임)

편지지, 우표, 편지 쓸 사람 주소 및 전화번호: 필요한 만큼

썬크림(여름): 50ml X 2통
제가 갔던 때는 무더운 여름이었습니다. 그놈의 훈련소에서는 왜 이리도 햇빛이 따가운지.. 어차피 피부는 타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탈 때 타더라도 아프거나 피부 겉이 벗겨진다거나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썬크림을 열심히 발라줘야 합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질때라 그런지 썬크림을 많이 쓰게 되더군요. 목 뒤, 얼굴, 팔에 발라야하고, 야외 활동이 잦다보니 썬크림을 수시로 발라줘야 했습니다. 한 통을 가져갔는데 불안해서 잘 못썼습니다. 다 써서 나중에 손가락만 빨고 있을까봐요.. 그런 의미에서 더울 때 가시는 분들 두 통 추천드립니다. (제가 가져갔던 것은 한 통에 50ml였던 것 같습니다.)

세면 도구: All in one 한 통
원래는 세면도구를 가져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역들과 달리 저희는 4주 동안 잠시 머무르다가 갈 사람들이니 세면 도구로 터치도 하지 않고, 부사관, 간부, 기간병들 전부 저희에게 사용할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말해주는 분위기입니다. 저는 올인원 샤워 젤을 가지고 갔는데 (미장센) 정말 잘썼습니다. 용량이 크다보니 간혹 이 사람 저 사람이랑 나눠쓰는 대인배의 모습도 보여줄 수 있었구요. 참고로 현역 훈련병들에게 사제 세면 용품이 허용되지 않는 이유는 '위화감을 조성하기 때문'이랍니다. 이건 그야말로 멍멍 크르릉.. 왈!왈! 소리입니다. 왜냐하면 누구보다도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이 훈련소 내부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훈련병들끼리 경쟁 시켜서 점수 주고 특정 인원만 전화, PX 이용 등을 시켜서 위화감을 훈련병 통제하는데에 사용하면서 그런 얘기를 하다니.. 이런 배경이 있으니 양심에 거리낄 것 없이 샤워 용품 가져가시면 되겠습니다.

두루마리 휴지: 2 롤
이것은 어찌보면 사람의 생활 습관과도 연결이 되어있고, 논산 훈련소의 째째함과도 연결이 되어있다고 할 수 있는 준비물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응가를 하게 됩니다. 감기에 걸렸을 떄는 코도 풀게되구요. 그 때 필요한 필수품 되겠습니다. 훈련소에서 두루마리 휴지를 보급품으로 주기는 합니다만, 저 같은 경우에는 롤을 한 개 밖에 못 받았습니다. 응가를 할 때 휴지를 많이 쓰신다면 롤 두 개 추천드립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보급 휴지 한 롤 + 챙겨간 두 롤 다 해서 딱 맞게 썼습니다. 물론 나중에는 코 풀 때 휴지 아까워서 세면장에서 풀었지만요. 반면에 옆에 있던 친구를 가져온 휴지 롤 추가 한 개로 잘 버티더군요. 본인의 생활 스타일에 맞게 쓰시면 되겠습니다.

물티슈: 100매 1 통
저는 응가할 때 물티슈를 잘 쓰지 않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티슈가 필요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총 닦을 때, 휴지가 없는데 응가는 해야 할 때가 있겠습니다. 다들 물티슈 필수품이라도 들어서 들고 오지만 매번 빌려쓰기도 눈치 보입니다. 필수템입니다. 꼭 챙기세요.

하드보드지 등의 강성이 있는 종이: (대략)15cm x 25cm 크기 3~5매
훈련소에 가서 느낀 것은 군대는 보이는 것이 전부라는 것입니다. 훈련소에 가시면 사물함에 옷을 두게 되어있는데 정리가 잘 되면 잘 될수록 유사시에 준비를 하는 것이 빨라집니다. 따라서 정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를 합니다. 문제는 이런 사물함 정리가 군기를 잡는 수단이 되고, 무조건 보이는 것이 전부인 군대이다보니 옷이 드러나는 부분 속에 크고 단단한 종이를 넣어서 손이 베일 것 같이 생활복을 진열해놓으면 군생활 잘한다고 칭찬을 받게 되는 것이죠. 막상 위급한 상황에서는 안에 넣어놓은 종이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리는 상황인데도 말이죠. 그리고 그렇게 종이 넣을 것을 숨길 필요도 없습니다. 기간병이 그걸 알아도 '대단하다'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칭찬을 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입니다. 각 잡는 법은 이렇습니다. 보통 등이 노출되게 접어서 사물함에다가 올려 놓을 텐데요, 높이가 약 3~5cm가 되도록 딱딱한 종이를 잘 넣어서 외부로 노출되는 곳이 각이 잘 잡혀보이게 (즉 평평해보이게) 연출만 한다면 점호를 할 때마다 추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크기를 15cm x 25cm 라고 적어놓은 이유는 ㄷ자 모양으로 접으면 옷 속에 넣어서 연출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각 잡을 때 팁을 드리자면 접은 옷 두께보다 조금 더 길게 종이의 높이를 확보하세요. 평평한 모습을 연출하기가 쉬워집니다. 만약 하드보드지를 준비하는 것을 깜빡하셨더라도 걱정마세요. 안에서 종이를 수급할 수 있는 곳은 굉장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생활관에 달력들이 있을텐데요, 앞 장 말고 뒷 장을 뜯어서 쓰시면 됩니다. 그래도 되냐구요?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보이는 곳이 전부인 곳이니까요.. 다만 뜯기 전에 다음 기수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뜯읍시다.

감기 상비약, 용각산: 용각산 중간/큰 통 1개, 감기 상비약은 알아서..
절대로 감기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감기 상비약 꼭 챙기시고, 걸려서 위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요령껏 안에 넣어두세요. 용각산은 저는 큰거 한 통 사서 1/3도 못먹었습니다. 다들 나눠먹었는데도요. 그래도 용각산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큰거라고 해서 분유통만한거 사오지 마시고 5,000원~10,000 사이 제품으로 하나 사오시면 될겁니다. 용각산 복용은 하루에 3회 복용, 1회당 2 스푼 먹으시면 됩니다. 용각산 가루가 목에 오래 남아있어야 좋은 거니까 용각산 드시고 바로 물을 드시는 것을 주의해주세요.

속옷: 3 개 쯔음
아무리 훈련소에서 속옷을 보급해준다지만 매일 빨래하기 귀찮을 수가 있죠. 사제 속옷 조금 챙겨가면 빨래의 압박으로부터 탈출하실 수 있습니다. 매일 빨래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떄문에 더 좋습니다. 세탁기가 다 찰 수도 있고, 맞은 업무상 쉽지 않을 수도 있죠. 저는 세 개 정도 챙겨가서 아주 잘 입었습니다.

개인용 물병: 500ml짜리 하나
텀블러도 좋고 물병도 좋습니다. 제재하지 않습니다. 제대로 닦는지도 모르는 스테인리스 물컵 쓰는 것보다 본인 물병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물컵 닦는 것은 병사 몫이거든요. 청소시간에 물컵 닦는데 빡빡 닦을리가 없습니다. 물병을 가져가면 좋은 것은 감기에 걸려서 물을 많이 마시게 되니 자기 전에 물을 떠 놓고 물을 편하게 마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병 챙겨가기 귀찮으시면 거기에서 주는 500ml짜리 생수병 재활용해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한 가지 첨언드리자면 물병 어차피 잘 못 닦아서 냄새나고 곰팡이 생길 수도 있으니 비싼거 안가져가셔도 됩니다.

커피가루: 적당히
카누, 맥심 같은 커피 가루 가져가시면 신과 같은 대접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쓰레기는 잘 처리하셔야 하고, 냄새로 인해서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셔야 합니다. 기간병들한테는 안걸려도 내부 고발을 당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생활관 동기들에게도 물량을 풀으셔야 하니 고려해서 챙겨가세요.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조심해서 창문 열고 먹었고, 워낙에 수량도 부족해서 두 번 티타임을 가지고 끝났기 떄문에.. 하지만 이거 하나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걸리면 그냥 죄송하다고 하고 줘버리세요. ㅎㅎ 말 몇 마디 하고 끝날겁니다.

포카리스웨트 분말: 1L 분량 X 7개
이거 개꿀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동기들이랑 어차피 나누어먹게 되기 때문에 넉넉하면 넉넉할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경험상 10L 이상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이것을 언제 어떻게 먹느냐. 음료수가 땡길 때 생활관에서 드셔도 되고, 각개전투 숙달, 종합, 사격 할 때 건빵 주머니, 가슴 주머니에 몰래 두어 봉지 챙겨가세요. 그리고 훈련장 도착하면 찬 물을 먹을 수 있게 해놓는데 수통에 물 받고 가루 타서 먹으면 됩니다. 진짜 꿀맛이예요. 경험상 나갈 때 한 봉지 가져가면 부족합니다. 여름 한정 꿀템입니다.

레모나: 100개
저는 군것질을 남들보다 자주, 많이하는 편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레모나 190개를 4주 동안 정말 딱 맞춰서 먹었습니다. 나올 떄 딱 2개 남았습니다. 그걸로 유추하건데 일반인들은 100개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많을 수도 있구요. 다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레모나를 가져오다보니 화폐로서의 가치는 없습니다. 그래도 새콤 달콤한 것이 맛있고 전 좋았어요. 지퍼백에 넣어 가시면 편합니다.

무릎 및 팔꿈치 보호대: 둘 다
이건 좀 애매한 물품입니다. 왜냐하면 필요할 수도 있고 필요 없을 수도 있거든요. 훈련소 중대마다 중대장이 FM인지 아닌지에 따라 보호대가 필요할 수도,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중대장님이 참 좋은 분이었지만 FM이었던 관계로 정말 필요했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안가져간 사람들 다 팔꿈지, 무릎에 멍들고 난리 났었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지면 깔개 자르고 양말 잘라서 자체적으로 보호대를 만들었.. 어쩄든 제 생각을 이렇습니다. 필요할 수도 있고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 물품이라면 챙기는게 낫습니다.

소금: 1 통
이것 또한 필요할 수도 있고 필요 없을 수도 있는 물풉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십시오. 취사병들은 사회에서 요리하던 사람이 아닙니다. 재수없게도 요리를 정말 못하는 취사병이 우리 음식을 만들게 된다면.. 끔찍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실제로 저희는 그런 케이스였는데요, 소금대신 미원으로 간을 맞추는 취사병이 저희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건더기는 많은데 밍밍하고 미원 맛 밖에 안나는 국 드셔보셨나요? 굳이 드시겠다면 말리겠습니다. 그런 상황을 대비해서 소금 한 통 챙겨가세요. 너무 유난 떠는 것 아니냐구요? 그냥 시선 조금 받고 맛있는 음식 드세요! 나중엔 다들 조금만 빌려달라고 달려들지도 모릅니다.

지퍼백: 3~4봉지
쓰레기통으로 쓸 수 있습니다. 빨래 분리해놓기도 쉽구요. 지퍼백은 클수록 좋습니다.

자석이 달린 집게: 1~2개
지퍼백을 집은 후에 사물함 벽에 붙이면 간이 쓰레기통 완성입니다. 진짜 편합니다. 그리고 포카리 스웨트 가루 가져가시면 개봉해놓은 가루 보관하는 것도 일인데요, 집게 가져가시면 그런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봉지 접고 집게로 집어놓으면 샐 염려가 없습니다.

프린트한 보드 게임:
체스판, 부루마블, 윷놀이판, 장기판 뭐든 좋습니다. 프린트해가시면 좋아요. 왜냐하면 가면 진짜 드럽게 심심합니다. 판이 없으면 달력 뜯어서 직접 만드셔야하는데, 누가 달력 뒷 장을 다 뜯어갔다면.. 마음이 갑갑하고 손발이 저려오실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직접 그리다보면 헷깔려요. 이거 가져가면 백빠셍트 도라에몽 소리 들으실 수 있습니다. 체스 말은 병뚜껑 모으셔서 그 안에 글씨 쓰셔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네임펜: 1개
전 안가져가고 옆에서 빌려 썼습니다. 눈치 잘 안보는 스타일이지만 그래도 눈치가 보입니다. 가져가면 좋아요. 매직까지는 필요 없는 것 같습니다.

펜, 종이: 펜 2~3개, 종이는 쓸 만큼
가면 심심합니다. 낙서도 하고 편지도 써야죠. 펜은 잃어버리기가 좋은 물품인만큼 넉넉히 챙겨갑시다.

귀마개: 2~6쌍
저는 3m걸로 6쌍 챙겨갔습니다.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혹시 자다가 코 고시면 옆에 사람도 주고 합시다. 사격할 때 훈련소에서 귀마개를 주는데요, 그래도 필수품입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군대 보급품이 형편없다지만 소리를 못막아주는 귀마개는 처음 봤습니다. 보급 나온 귀마개 끼고 귀 옆에서 손가락 비비면 비비는 소리 들립니다. 이정도면 기능성 제품이 아니고 액세서리입니다. 제 귀 문제는 아니었던 것이 모두 다 똑같은 증상을 호소했고, 가져온 3m 귀마개는 소리를 잘 차단해주었습니다. 결국 귀마개를 가져오지 않은 사람들에게 몇 쌍 나누어주었습니다. 잃어버리기 딱 좋으니 한 쌍만 가져가지 마시고 여러 쌍 가져가세요. 귀마개 통은 사실 필요 없습니다. 귀마대 통은 보급품도 쓸만하더라구요. 또 야간 사격 때 귀마개 필요하니까 잊지 말고 가져가세요! 귀마개 이거 필수품입니다. 왜냐하면 몸 건강하게 나와야 하잖아요!

적당한 병명: 반월상 연골판 손상
저는 실제로 20대 초반 떄 축구를 하다가 반월상 연골판이 찢어졌습니다. 하지만 훈련소에서 생활하다보니 느낀 것이 어차피 보이는 곳이 전부인 곳이고, 몸 건강하게 나가는 것이 제일 중요한 저희 입장에서는 굳이 몸 버려가면서 훈련 안 받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비록 몸 건강한 사람일지라도요. 각개전투 순련 할 때 군낭을 메고 가는데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싸고 막상 가서는 안쓰거든요. 탁상행정의 결과라고 생각이 됩니다. 편도 한 시간 반을 군낭을 메고 가는 것을 피하고 싶으시다면 적당한 병명 만들어서 단독 군장으로 가시는거 추천드립니다. (정식 명칭: 이동간 차등제) 이렇게 추천을 드리는 이유는 멀쩡한 친구들이 군낭 메고 왕복 세 시간 걸은 후에 몸이 만신창이가 되는 것을 보았기 떄문입니다. 무릎은 물론이고 어깨의 통증을 정말 많이 호소하더군요.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야삽 빼는 요령이 있습니다. 그냥 당당하게 빼시고 걸리면 '아.. 맞다... 죄송합니다! 깜빡했습니다!' 라고 하시면 됩니다. 아니면 몸이 정말 아픈데 야삽을 빼서라도 훈련에 참가하고 싶다고 소대장님에게 찾아가서 말하면 빼도 된다고 허락을 해줍니다. 몸 건강히 다녀오려면 이런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겠습니다.

보조배터리, 충전용 케이블:
혹시라도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될 수 있으니 챙겨가시면 좋습니다. 전날 완충 해 놓으시면 됩니다.

강인한 멘탈: 두둑히
기간병 친구들.. 가끔 겁 대가리를 상실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저희 기수때는 중대장한테 온 소원수리 뺴돌리다가 걸린 기간병도 있습니다. 중대장 편지도 뺴돌리는데 저희한테 못되게 구는 애들 당연히 있습니다. 나이로 꿀리는거 아니까 괜히 반말하고 비꼬고 소리지르고 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군대 몇 달 먼저 들어온 애들한테는 벌벌 기면서 몇 년 더 일찍 태어난 보충역들한테 그러는 행동을 보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인한 멘탈로 기간병 친구들을 불쌍히 여기어야합니다. 그런 연유에서 강인한 멘탈 추천드립니다. 정말로 도를 지나치는 심한 기간병 친구들이 있다면 계속 주시해주세요. 언젠가는 본인 행동을 돌려줄 수 있는 기회가 올지 모릅니다.

 

굳이 챙겨가지 않아도 되는 준비물

면봉: 총기 청소할 때 좋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총기 청소를 할 때는 잠시 식당에서 젓가락을 하나 빌려옵시다. 물론 미리 빌려오셔야 겠죠. 그리고 젓가락 끝에 물티슈를 물려놓고 닦으시면 됩니다. 그렇게 해보니 면봉이 필요가 없습니다. 젓가락을 나중에 다시 슬쩍 반납하시면 됩니다.

양말: 왜 속옷은 필요한데 이 것은 필요가 없느냐! 이유가 있습니다. 양말은 두껍다보니 여러 번 신어도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속옷은 찝찝해 죽을 것 같습니다. 양말은 굳이 안챙기셔도 됩니다.

바늘, 실 세트: 딱 맞는 정도가 아니라 남을 정도로 줍니다. 굳이 안챙겨가셔도 됩니다.

깔창: 신형 전투화는 깔창 유무때문에 발이 아프고 안아플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전투화 받으실 떄 보면 깔창 줍니다. 가져가실 필요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로 전문연 훈련소 준비물편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필요한 것들을 최대한 쓰려고 했는데 까먹은 것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블로그도 참고하시길.. 그럼 이만!! 총총!!